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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절이 갖는 힘을 체득하라. 두 배의 가치가 돌아온다. 예절의 기술은 모든 인간관계를 향상시킨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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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gorekun.com/?p=1540

https://blog.gorekun.com/?p=1596


직관

'해봤다고'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안 해본 사람'은 죽었다 깨도 모르는 게 있다.

바로 그 분야에 대한 '직관'이다.

1.

지난 2006년 9월 사망한 독일의 하인리히 트레트너 장군은 정말로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군 경력을 시작, 히틀러 휘하에서 스페인 내전과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전후 서독 연방 자위대를 거쳐 은퇴한 후에는 독일 재통일까지도 봤1으니까. 그는 격동의 독일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성공적인 군 경력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1943년 11월, 트레트너의 제 4 공수사단장 취임에는 "독일군 공수부대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 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무능해서 그랬던 것일까? 글쎄, 별로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그가 지휘하던 독일군 공수부대는 이탈리아 전선에서 연합군을 (말그대로)죽도록 괴롭히다가 1945년 종전을 맞았으니까. 게다가 이 사람은 전후 서독에서 참모총장도 맡았다. 능력에는 전혀 하자가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의 출신 성분에 있었다. 비록 공수부대를 지휘했지만, 그는 강하 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2.

그게 문제가 될까? 장군은 지휘자이지, 직접 전투를 하는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것은 직접 전투를 수행하는 부하들이 할 일이지, 장군이 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맞다. 장군은 지휘를 하는 사람이지 직접 전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2.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수부대를 지휘하려면 강하 훈련은 받아야 한다. 공수부대는 일반 보병과는 다른 전문적인 임무를 맡기 때문이다. 얘들은 포위당한 채로 전투를 치르는 게 일이다. 탱크 같은 중화기의 지원 없이, 뛰어내릴 때 들고 간 무기만 들고 말이다. 이 모든 것이 공수부대의 기본 소양인 '강하'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하를 아예 할 줄 모르면, 공수부대가 뭘 할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해 이해가기가 쉽지 않다3. 요컨대, 강하를 잘 한다고 해서 유능한 지휘관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공수부대를 지휘하려면 강하 정도는 필수다. 그게 없으면, 전투 지휘를 하기 위한 직관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타 섬을 공격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독일군 공수부대. 1941년 5월.

그렇다면 독일군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강하훈련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을 공수사단장으로 임명했던 것일까? 정답을 이야기하자면, 트레트너는 강하에 대해서 알 필요가 없었다. 독일군 공수부대는 더이상 공수작전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합군 공군이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독일군은 공수작전은 고사하고 강하훈련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 마당에 강하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을 지휘관으로 임명한다는 건, 독일군 지휘부가 "너네 더이상 공수작전 안 해도 된다."고 인정해 버린 거나 다를 바가 없었다4. 공수작전을 안 하는 공수부대는 공수부대가 아니다. 그러니 공수부대의 몰락이라는 수식어가 달릴 수밖에.

3.

직관

썩어도 준치: 독일군 공수부대 하사관이 진지에서 기관총을 쏘고 있다. 1944년 1월, 트레트너가 이끄는 제 4 공수사단은 제 1 공수사단과 함께 이탈리아 전선 방어에 투입되었다. 연합군은 이들이 자리잡은 카지노 산을 공격했지만, 무자비한 폭격과 대공세에도 이들을 쫓아낼 수 없었다 - 이 사진은 그 때 찍혀진 것이다. 결국 연합군은 16개 사단을 동원, 보급로를 위협한 끝에야 겨우 이들을 쫓아낼 수 있었다. 비록 강하는 포기했지만, 이들이 보여 준 무시무시한 전투력은 전설이 되기에 충분했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IT 스타트업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그와 함께 자주 들리는 게 "왜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가 없냐. 왜 게임 회사에서 좋은 연봉 받는 데 안주해 있느냐."라는 볼멘소리다. 새해 첫날부터 거친 소리 하기는 싫지만, 이번만은 정말 한 마디 해야겠다. 실리콘밸리와 달리 우리나라에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지 않는 건, 바로 그딴 소리를 하는 당신들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이하 SW)는 엄연히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다. 다른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경험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서, 일반인들은 프로그래머들이 죽기보다 싫어하는 "스파게티 코드" 라던가 "걸레 같은 코드"가 어떤 의미인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이해하기 힘든 역설도 속출한다. 대표적인 예가 '맨먼스 역설'이다. 10명의 프로그래머가 10일에 해치울 수 있는 일에 프로그래머 20명을 투입하면... 한 달이 걸려도 안 끝난다. 집단 작업을 해 본 프로그래머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내용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왜 그런지 설명해 줄 방법마저도 마뜩찮고 이해시킬 수도 없다.5

이쯤 되면 확실해진다: 프로그램 잘 짜는 사람이 좋은 SW 기업 경영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SW를 모르는 사람이 이런 걸 제대로 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한 직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Google, Oracle, MS, Facebook 등 성공한 SW 기업의 사령탑 거의 전부가 전직 개발자로 가득차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6다.

4.

노르망디에 상륙한 연합군을 저지하기 위해 전개된 독일군 공수부대. 1944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소위 산업 정책을 관장하는 분들 면면을 보면... 소프트웨어를 해 본 사람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재벌 기업의 간부진에도 말이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만드는 재벌 기업 사장님이 "결국 스마트폰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을 방금 전 해외 업체들에게 신나게 털리고 와서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하고 다니는 게 대한민국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강하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공수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판이 될 수밖에 없다. 공수부대를 육성하려면 체력훈련 빡세게 하고, 훈련소에서 죽도록 사격훈련 낙하훈련 시키고, 정기적으로 비행기 태워다 떨구는 방법밖에 없다. 계급 구분 없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네 소프트웨어 인력 정책은, 말하자면 4주 훈련받은 이병만 잔뜩 뽑아내는 구조에 가깝다. 그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 스스로가 강하를 해 본 적이 없으니, 그 이상이 왜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휘관 - 기업 간부들 - 의 절대 다수는 강하가 뭔지도 모른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작전 던져주고 빨리 가서 뛰어내리라고 할 뿐이다. 이 밑에 가면, 죽기 딱 좋다.

유능한 소프트웨어 인력이 모자란 것7, 그리고 있는 인력마저 게임회사로 몰려가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훈련 시스템이 개판인데 거기서 제대로 된 인력이 나올 리 없다. 그나마 있는 인력들은 죽기 싫으니까, 강하를 해 본 지휘관 아래 가길 원한다. 게임 회사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별들의 절대 다수 그리고 간부의 상당수가 총들고 낙하산 메고 뛰어내려 본 사람들이다. 상황이 이런데, 안 몰려가게 생겼냐?

이런 사람들 밑에 가면, 여러 모로 좋다. 이 사람들도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내 옆에 있는 녀석이 총도 제대로 못 다루는 고문관8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 돈 들여 좋은 총 비싼 낙하산 사주고, 좋은 밥 편한 잠자리 주고, 최소한 말도 안되는 작전을 지시해서 뛰어내리다 떼죽음 당하게 두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위 질문은 SW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무한 사람만이 던질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SW 판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은 바로 그 원인이란 말이다. 저런 말을 하는 사람 따라 IT 스타트업을 한다는 건 강하 한 번 안해 본 사람 따라 공수작전을 하겠다는 것과 똑같다.

5.

"HTML도 모르는 애들이 이따금 포탈업체 기획자로 취직해 가던데, 괜찮을까..."

연말에 아는 교수님과 함께 식사를 했다. 미디어학부 교수님이신데, 기술적 기초가 전무한 제자들이 SW 개발자들하고 어울려서 일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셨다. 순간, 나는 전날 N사 근무하는 형들과 점심을 함께 하던 것이 기억이 났다: "취업은 역시 게임업계 아니면 nhn이죠?" "거기 싫으면 삼성이지. 그 외엔 MS 정도?" 그렇다. SW 전공자들이 취업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그 기업 사령탑이 얼마나 SW 경험자로 채워져 있느냐9다. 연봉은 오히려 그 다음 얘기다. 쉽게 말해서, 죽기 싫기 때문이다.

한국 SW 산업에 대해 인문학이 해답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이런 현실을 알고 있을까.

+1. 혹자는 이 문제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정보통신부를 없애서 운운할 텐데 헛소리 말도록. 최근 방통위가 워낙에 개삽질을 많이 해서 그렇지, 정보통신부도 결국 소프트웨어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보호 육성하지도 못했으니까. 어디서 약을 팔어...

+2. 이어지는 글:




보론: 문제는 의사결정이다.

'기술적 의사 결정' 이 뭐냐고?

일전에 썼던 글이 화제가 되었는지 여기저기서 반론이 나오고 있는데, 원문 아래에도 인문쟁이(tm)들의 댓글이 주르륵 붙었다. 근데 무슨 인문학적 통찰력(?)의 결과물인지 반론의 내용이 죄다 비슷비슷하다: "개발자가 CEO를 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은 없는데?", "왜 무조건 개발자 말만 옳다고 하냐" 대충 이런 얘긴데 응, 물론 그런 의미 아니고 니들이 잘못 알아들은 거다.

문제는 스타트업들의 의사결정 구조가 멍청하다는 거고, 그런 멍청한 짓거리에 개발자들이 장단 맞춰 줄 이유도, 필요도 전혀 없다는 거다.

1.

(스티브 잡스를 추종하는 수많은 스타트업 인문주의자(tm)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기술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이다. 흔히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그 '아이디어'는 최소한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개념을 가리킨다:

  • A. 최종 결과물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발상. 카카오톡을 예로 들자면, "기존의 1:1, 1:n 휴대폰 문자와는 달리 참여자들이 n:n으로 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자" 가 여기에 해당한다.
  • B. A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판단. "사용자가 보낸 메시지를 어떠한 저장소를 사용해서 어떻게 저장하고, 어떻게 중개하자." 가 여기에 해당하다.

많은 사람들이 B의 존재를 모르거나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A만 있으면 B는 그리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디어' 라는 말을 A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현실은 크게 다르다. 예를 들어서, 게시판 서비스처럼 게시물의 수정이나 삭제가 가능한 경우와 인스턴트 메신저처럼 낙장불입인 경우는 사용 가능한 저장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하는지부터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전달 로직도 마찬가지, 게시판은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모든 사람에게 보이지만, 메신저의 경우 채팅방에 들어와 있는 사람에게만 보여야 할 뿐더러 적절한 대상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메시지 전달 로직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필요한 서버의 수와 가능한 배달 시간이 변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아 가면서 개발을 해야 한다. 이렇게 A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B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과정을 기술적 의사결정이라고 한다. 만약 여기서 메시지 저장 기간을 어느 정도 못 늘린다, 배달 시간을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최종 결과물의 모습 또한 변한다. 이렇게 A와 B는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B가 쉽고 단순하지도 않고, A가 가치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혹시 인포뱅크의 엠앤톡이라는 서비스 기억하는지? 엠앤톡은 카카오톡과 A 측면에서는 완전히 동일했고 심지어 먼저 출시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까지 했지만1, 결국 카카오톡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B에서 카카오톡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아무리 많이 붙어도 멀쩡했지만 엠앤톡은 그러질 못했는데 - 툭하면 느려지는 메신저 서비스를 누가 쓴단 말인가? 사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탓에 선발 주자가 후발 주자에게 격침당한 건 엠앤톡만의 사례도 아니다. 혹시 SNS 서비스 초기에 유명했던 마이스페이스 기억하는지? 마이스페이스는 선발 주자로서 뮤지션 - 팬이라는 핵심 고객층까지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페이스북에 밀려서 그런 게 있었는지도 잘 모른다. 이유? 똑같다 - 마이스페이스는 늘어나는 사용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느려졌던 반면 페이스북은 멀쩡했거든. 아무도 심하게 버벅거리는 웹 서비스 같은 거 쓰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니까 단순히 아이디어(A)가 좋아서 성공했다는 건 그냥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상상에 불과한 것이다. 성공적인 서비스는 뛰어난 발상만큼이나 탄탄한 기술적 판단의 결과물이다.

페이스북이 아이디어(A)가 좋아서 성공했다고 진단하는 이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시스템이 아주 탄탄합니다. 기술적인 부분(B)에서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이죠. 이런 것 없이 여러 사람들이 뛰어드니 나도 뛰어든다고 하면 성공할 확율은 상당히 낮습니다.

-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출처: 블로터)

저는 그래서 사원 아이디어(A) 게시판에 별로 관심없습니다. 이미 아이디어(A)는 너무 넘쳐나기 때문이죠. 모바일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 모집해봤는데 특이한 거 없었습니다. 물어보면 다 같은 것 나옵니다. 사용자 니즈? 다 알고 있습니다."

- 이해진, nhn 총수 (출처: 임원기의 인터넷 인사이드)

2.

물론 뭔가 기업을 운영하려면 기술적 의사 결정만 필요한 게 아니다. 재무적인 의사결정도 해야 하고 법무적인 의사결정도 해야 한다. 요즘 기업의 의사 결정이 워낙에 전문화되고 복잡해진 탓에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다 잘 아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CEO가 있는 것이고 그 주위에서 의사 결정을 돕는 CTO, CFO, CLO 같은 분야별 전문가가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60년대에 이러한 직책들이 등장했다고 하니 거의 반세기에 걸친 역사를 가진 셈이다. CEO는 이렇게 각 분야의 전문적 판단 사이를 조율해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3.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을 모범 삼는 스타트업 기업가(tm)들 하는 걸 보면 기술적 의사결정의 필요성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장 저 글에 달린 댓글 중 하나가 그 증거다.

현재는 아이디어와 서비스가 각광받는 시대이고 기술은 많이 일반에게 보급되었습니다. 카카오가 만들기 어려운 채팅 플랫폼입니까?

시작부터가 이 모양이니 병특 마치고 학교 돌아온 복학생의 눈에도 허접해 보이는 닭짓들이 난무한다:

  • 기술적 의사 결정을 자기가 하려고 한다. 학부 1학년 수준의 이해력도 없다보니 당면한 문제를 이해하지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도 못할 뿐더러 어디서 어설프게 주워들어 온 걸 가지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잦다. 당연히 망한다.
  • 해당 분야에서 일해 온 (하지만 실력은 별로 없는) 자기 지인을 데려다가 기술적 의사 결정을 하라고 앉힌다. 두말할 것 없이 이 인간 수준도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당연히 망한다(2).
  • 기술적 지식을 가진 사람을 최대한 의사결정에서 배제하거나, 기술적 전문성에 의거한 판단을 "기술적 완벽성을 추구하지 마라", "기술에만 몰입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못 본다" 는 식으로 몰아붙이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좋은 거라고 착각한다. 시발... 당연히 망한다(3).

사정이 이 모양이니 개판이 날 수밖에 없다. 사실이냐고? 개발자 구한다는 스타트업 기업가(tm)들 하는 소리를 잘 살펴보시길: "아이디어(A)는 전부 준비되어 있으니 오셔서 개발만 해주시면 되요!" 라고 자랑스럽게 지껄이는 놈들이 널렸다. 기술적 의사 결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반면 쓸데없는 자리를 만드는 데는 혈안이 되어 있다. 제품도 매출도 없는 기업에 CFO니 CSO니 하는 폼 나는 직함을 나눠가지고 거시적인 전략을 논의한다는 핑계 아래 음풍농월이나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타트업 지원금이니 하는 눈 먼 돈이 넘쳐나다 보니까 이런 것들도 사장 직함을 다는 게 가능한 게 현실인데, 정말이지 사업 놀이라는 표현 이상을 찾을 수가 없다.

출처: 미생 제 42수.

4.

솔직히 나도 개발자 출신이 CEO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자 경력을 가진 사람이 경영진에 있고 장식품 이상의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여전히 중요하다. 기업의 의사 결정 수준뿐만 아니라 회사가 개발자를 어떻게 대할 것이냐에 대한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권자들이 기술적 의사 결정을 맡는 직책(CTO라든가)을 허접하게 대한다면, 그 밑에 있는 다른 개발자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나? 아무도 자기 자신의 인생을 그런 허접한 사업놀이에 걸고 싶어하지 않아한다.

개발자들이 스타트업보다 넥X같은 대기업 게임회사를 더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국 게임회사가 아무리 후졌다고 한들 최소한 기술적 의사 결정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고, 거기에 맞춘 의사 결정 구조도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윤이 남고 있고, '상장 기업'인 거겠지? 왜 그렇게 됐냐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낙하산 메고 뛰어내려 봤으니까. 살아남아서 작전을 성공시켜 봤으니까.

5.

"송재경이 뛰어난 개발자였는지는 몰라도 뛰어난 게임 제작자는 아니라는 건 확실" 하다고? 아무리 그래도 요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양산형 스타트업들만 하겠냐?


  1.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iOS버전이, 8월에 안드로이드 버전이 처음 출시되었지만 엠앤톡은 이미 2010년 2월에 두 번째 버전이 나왔다. ↩


Sunny Funny

Dreamy의 선별된 재밌는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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