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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은 사상의 아들이고 사상은 행동의 아들이다. 책에서 인간을 배울 수는 없다.
    - 디즈레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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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에 온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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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신밟기는 선교가 아니다.(한국교회 목사로서 사과드립니다)

한국 기독교회에 소속 된 목사로서 심려를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기독교회의 모습에 전혀 동감하지도 않으며, 동참하지도 않았으나 그것으로 난 모르는 일이라고 입 다물고 있을 수가 없네요. 어찌 이 죄송한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 만큼 큰 자비한 마음을 가져 주시기만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번 일을 보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하게 됩니다. 먼저 저들이 보이는 태도에 대해서 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선교는 기독교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왜 그렇게 무례하고 폭력적입니까? 아니 왜 다른 종교의 성지에 가서 기독교회의 예배를 하고 기독교회의 찬송을 합니까? 제정신입니까? 예수님께서 언제 바알신전에 가서 그렇게 하라고 하시던가요? 혹시 바울 사도께서 먼저 유대인의 회당에 가서 복음을 전파하셨다는 것을 이처럼 다른 종교의 본거지에 가서 무례한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때까지 사도교회는 자신들을 유대교회의 일파나 유대교회 쇄신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 이렇게 남의 집 안방을 점령해서 (저들이 볼 때) 깽판을 치는 폭력적인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불교도나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회 예배당에 들어와서 저런 짓을 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또한 피랍자 싸이에 있는 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건데, 이건 선교가 아닙니다. 이건 소위 '지신밟기'입니다. 한국의 애니미즘적인 '지신밟기'의 기독교판입니다. 사단의 권세 아래 있는 땅을 예수 믿는 사람이 밟아서 밟는 만큼 그 땅의 어두운 권세가 영적으로 약해지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곳에 복음이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식의 인식과 선교(이걸 선교라고 불러야 하는 내가 답답하다), 이것과 땅에서 올라오려는 악귀를 발로 밟고 다님으로 악귀를 약화시키고 차단하겠다는 '지신밟기'와 뭐가 다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들이 한 가지 면에서는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오히려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된다고 보이는 것인데, 이 사람들이 선교활동을 하는데 국가가 막아서는 안 된다는 태도는 정말 제대로 된 이해입니다. 신학적으로 분명히 그렇습니다(이걸 짧은 글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함). 세속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세금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니깐 안전상의 문제(죽으면 세금 못 걷고,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으니깐) 때문에 권고는 할 수 있으나 완력으로 막으면 안 됩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보여준 수준은 아주 적절한 권고 조치였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에 문제는 오히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입니다. 기독교회는 자신들의 형제자매요 하나님 나라 백성이 선교를 가서 이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결코 세속 정부만 바라보면서 울먹이고 있으면 안 됩니다. 굳이 세속정부가 나서서 돕겠다는 것을 거절할 필요는 없지만 세속정부에서 너무 적극성을 띠고 들어오면 그러지 말라고 교회의 힘으로 하겠노라고 해야 합니다. 교회가 최대한 노력을 하고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희생이 일어나면 하나님께서 순교의 은혜를 주셨고, 이것이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만일 세속 정부가 너무 적극적으로 일을 수행하게 되면 이런 순교의 은혜가 베풀어질 기회를 앗아가는 것입니다. 혹여라도 선교를 보낸 기독교회가 오히려 세속 정부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행동한다면 이건 똥 싸놓고 밑 닦아 달라고 징징대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이건 기독교회로서 치명적입니다. 기독교회는 이후에 세속 정부와 세상 앞에 고개를 들 수 없게 됩니다.

제가 너무 비정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기독교회가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보내지 말아야만 합니다. 갈 때는 자기 맘대로 갔다가 사고가 나니깐 자신들이 뭘 어찌할 수가 없어서 세속 정부만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해결해 달라는 태도를 보이니깐 벌써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거 아닙니까!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동굴 머리를 가진 것처럼 '텅~~~' 비워 놓고 "믿습니다"만 외치고 사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제발 깊은 고민까지 바라지도 않습니다. "무례한 기독교"라는 얇은 책이라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소금이 그 맛을 잃어서 땅에 버려지고 밟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 밟는다고, 개독교라고 욕한다고 흥분할 것이 없습니다. 욕먹어 싼 것이며, 그 만큼 하나님 앞에 죄송하고, 세상에 미안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일, 저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지만 아무튼 기독교회의 '선교'로 인하여 벌어진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그들의 생명을 위하여 기원과 노력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이사야

Sunny F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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