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할매는 죽기 전
꼭 한 번 북쪽 하늘이 보고 싶댔다.
등궐같은 손바닥으로 내 손 잡으며
제 살던 데는 북쪽 우물가 어데이라 했다.
눈물 누런 퀭한 눈을 들곤
제 죽으면 꼬옥 흰 새가 될 게랬다.
산삼따로 산에로 가
돌아올 줄 모르는 신티 할배와
같이 산다카는 우리집 할매
우리집 할매의 나이테에는
한숨에 쫓겨 늙어버린 할매의 추한 바다와
시퍼런 총성과 몇 번의 난리가
새끼줄 꼬듯 줄줄이 얽혀 있다.
할매요, 해어화(解語花) 할매
피똥 흘리던 밤들이 섧고 서러
개지만한 새끼 꽃도 틔우지 않았댄가.
한 몸 안의 혈온이 나뉘어 흘러
바람쳐도 흔들리지 않았댄가.
하늘에는 할매새 날긴데
기울어져 붉어진 북쪽하늘에
할매의 나이테는 지금
어데 우물가에 묻혀있을꼬.
서투른 내 이야기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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