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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왜 언젠가 죽을걸 알면서도 살아가야만 할까요?
    - 출처 불명

조회 수 10529 댓글 0

한참 어렸었던 중고등학교 시절에,
유영석을 꽤나 좋아하고 즐겨 들었었습니다.
'푸른하늘'과 'WHITE' 앨범도 사 모으고 자주 듣고 했었는데요.
그중에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었죠.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저도 엄청 즐겨 들었습니다. 그 가사내용도 어찌나 와닿던지,
둥글게 태어나고 둥글게 살아가야할 사람들의 본성이 네모나게 살게 강요받고 있는건 아닌지
유치하지 않게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들을 참 잘 집어냈구나 생각했었죠.

그런데 저 마지막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라는 부분이요.
아 저게 무슨 말일까, 제목까지 붙여놓은것 보면 분명 중요한 뜻이고,
가사중에 거의 유일하게 의미를 집약하고(나머지 가사는 다 네모나다는 말 뿐이죠)
있는 부분인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사 쓰다가 말이 막히니까 상징으로 때우고 가는 구나~' 생각하고 말았더랬죠.
제가 그때 보기엔 똑같아 보였던 미당 서정주 시인의 '동천(冬天)' 처럼요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같이 '고도의 상징'(이라고 쓰고 '4차원'이라고 읽습니다. 아무 보는눈 없는 저한테는요. T.T) 기법으로
쓰여진 그런 부분이겠구나- 하고요.
자기만의 세계에서 쓴 비유를 모아 모아서 다시 그것만으로 은유의 은유를 만들어 버리는 그런 상징이요.
저같은 문외한 입장에서는 저 '고운 눈썹'이 그것도 겨울에 달을 보며 애처로운 마음으로 생각나는 것인지,
아니면 스토커 같이 몰래 집에가서 눈썹을 한가닥 훔쳐온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겁니다.
비껴가는 새가, 내 님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을 알고 달을 비껴 간 것인지,
스토커를 잡으러 온 짭새인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안그렇습니까? 설명도 안해줍니다.
(이 시 해설을 읽어보면 가관입니다. 삼세인연? 그런게 여기 어디 나옵니까.)

http://www.dreamy.pe.kr/zbxe/1357 에 걸려 있는, 제가 쓴 시도 마찬가집니다.
마지막 부분은 거의 상징으로 폭주하고 있지요. 주제가 정리가 안된다는 뜻이 강하죠. ^^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냥 그런 것도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네요.

다시 네모의 꿈으로 돌아와서, 이 네모의 꿈 마지막 가사도,
그냥 그렇겠거니~ 정리가 잘 안됐거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아주 깊은 뜻이(삼세인연 같은)
있으려니, 생각하고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TV 토크쇼에 유영석이 나와서 우연히 네모의 꿈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마지막 가사의 의미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충격(^^)에 휩싸였지요~
유영석 자신도 심지어 네모의 꿈이 문학책에도 나온걸 보고 놀랐다는군요.
유영석이 말한 네모의 꿈의 원래 내용은 이렇답니다.

지구를 침략해 정복을 노리는 외계인이 있습니다...

하하하하하(쓴웃음^^)  여기까지 할까요?
계속 해 보겠습니다.

그 외계인들은 모든 것이 네모난 외계인인 겁니다.
별도, 생김새도, 사용하는 것도, 물건들도... 모든 게 다 네모난 외계인인데,
지구에서 살 생각을 하니, 지구는 모든게 다 둥근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별도 돌도 꽃 나무 할것 없이 모두 둥글고, 각진 것이 잘 없죠.
그래서 그 외계인들은 밤마다 사람들에게 전파를 보내고 꿈을 꾸게 합니다.
바로 네모난 것들을 만들고 사용 하는 !!! 그 꿈입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다 네모난 것만 쓰게 한 겁니다.
자신들의 지구 정복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요!
그것이 바로 '네모의 꿈'의 진실입니다.


이걸 듣고, 컥 했습니다.
아, 인간성의 상실, 각박한 세태, 그런 것들이 별 상관은 없었구나.. 하구요.
그리고 너무 기발한(이라고 쓰고 '4차원'이라고 읽습니다)
작자의 생각에 다시 웃음을 지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노래가 그런 뜻인줄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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