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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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 간다는 건,
그렇게 그렇게 흔들린 후에야 꽃을 피우며 살아가는 것이다.
며칠전 길가에 피어있는 코스코스들을 보며
나는 그냥 우리들을 보고 손을 흔드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 코스모스는 그 꽃잎을 위해 무던히도 흔들렸었나 보다.
잠시 흔들림, 비에 젖음 뒤에는 밝고 따뜻한 꽃잎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쉽게 아파하지 말자, 아니 오히려 자신을 더 흔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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