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자기 비난에는 사치성이 있다. 우리가 자신을 비난할 때, 다른 사람은 우리를 비난할 권리가 없다고 우리는 느낀다.
    -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조회 수 8569 댓글 0
  할매의 나이테

우리집 할매는 죽기 전
꼭 한 번 북쪽 하늘이 보고 싶댔다.
등궐같은 손바닥으로 내 손 잡으며
제 살던 데는 북쪽 우물가 어데이라 했다.
눈물 누런 퀭한 눈을 들곤
제 죽으면 꼬옥 흰 새가 될 게랬다.

산삼따로 산에로 가
돌아올 줄 모르는 신티 할배와
같이 산다카는 우리집 할매

우리집 할매의 나이테에는
한숨에 쫓겨 늙어버린 할매의 추한 바다와
시퍼런 총성과 몇 번의 난리가
새끼줄 꼬듯 줄줄이 얽혀 있다.

할매요, 해어화(解語花) 할매
피똥 흘리던 밤들이 섧고 서러
개지만한 새끼 꽃도 틔우지 않았댄가.
한 몸 안의 혈온이 나뉘어 흘러
바람쳐도 흔들리지 않았댄가.

하늘에는 할매새 날긴데
기울어져 붉어진 북쪽하늘에
할매의 나이테는 지금
어데 우물가에 묻혀있을꼬.

[ 관련 글 ]
TAG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65 [TED] 사무실에서 일이 안되는 이유 2011.02.18 9291
264 지난 여름 청년 창작성가 경연대회에 도전했었지요 2010.12.18 6539
263 [시] 해낭(奚囊) 2010.12.10 9404
262 아이패드 신청했어요 1 2010.11.24 5925
261 회사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2 2010.10.18 10651
260 개발자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2010.09.27 9383
259 꿈을 이루라는게 아니야. 꾸기라도 해 보라는 거야. 1 file 2010.09.17 8159
258 S/W 개발 관련 발언들 모음 2010.04.27 9468
257 '도레미파솔라시' 계명창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file 2010.04.23 11527
256 네모의 꿈, 노래의 진실 2010.04.06 10544
255 Creeper World~ file 2010.03.31 8373
254 비가 오네요 2010.03.31 9654
253 재미로 만들어본 디지털 액자 file 2010.03.20 8827
252 참신한 스피커, 바이브홀릭 구입 file 2010.03.06 8928
251 비누넷 2010.03.03 880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 21 Next ›
/ 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