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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부터 잘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실패, 또 실패, 반복되는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이정표다.
    - 찰스 F. 키틀링

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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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_줄기가_잘렸던.jpg 

키우던 꽃의 줄기가 꺾인것은 3주 정도 전의 일입니다.
10여개의 꽃씨중 겨우 발아에 성공한 두개의 줄기중에 하나였죠.
매일 매일 쑥쑥 커가던 것이, 볕을 좀 쬐라고 내어놓았던 저녁에
줄기가 꺾여 누워있었습니다.
영양제도 꽂아주고, 물도 듬뿍 주고 몇일 신경을 썼더니,
꺾인 줄기가 다시 굵어지며 일어섭니다. 흐뭇했었죠.

그리고 2주가 지났을때, 그날도 어김없이 밖에 내놓았고
저녁에 화분을 바라보니 그 녀석이 다시 누워 있습니다.
'또 누웠구나.' 한번 경험이 있던지라 물을 듬뿍듬뿍 주고
방안에서 몇일 놔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잎이 말라갑니다.
처음 나왔던 떡잎도 말라서 색이 변하고 작아졌습니다.(파란색 원)
다시 하루가 지났을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상하네. 왜 죽어가지?'
자세히 화분을 들여다 보니, 이번에는 좀 심각했나 봅니다.
허리가 완전히 꺾여 떨어져 나가 있었습니다.
줄기가 잘렸으니 오래 살아 남을 수가 없었겠죠.
바보 같이 그것도 모르고 물만 주었습니다.
잠깐이지만 정들었었는데, 아쉽고, 나의 불찰이라 미안하고,
이런저런 마음으로 줄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또다시 보지 못했던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잘려진 줄기 끝에는 새로 뿌리가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사진의 줄기 아래쪽을 자세히 보시면 보이실겁니다.
허리가 잘렸는데도 몇일이 넘게 잎이 시들지 않은 이유를 알수
있었습니다. 잘려진 허리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겁니다.
그걸본 나는 화분을 다시 파서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진처럼 많이 싱싱해 졌고, 비록 떡잎은 떨어졌지만
거뜬히 살아났습니다.

어느 식물학자가 말하더군요.
'식물은 가만히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 속에서는 엄청난 활동을 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구요.
그래서 '식물 인간'이라는 말 역시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말을
곁들였습니다.

자리를 움직일 수 없는 식물보다, 오히려 사람이 더 나약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나에게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였던가 하는 생각들요.
힘들고 어려운 일은 자리를 떠나 피하려고만 했지,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생각을 얼마나 했었던가요. 허리가 끊어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그 아픔을 이겨내고, 그 다시 허리에서 다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가요.
닥친 고난을 비겁하게 회피하거나, 이기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딛고 참고 일어나서 다시 아름다운 삶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식물'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꽃 조차도 그렇게 하는데 더 잘해야 겠지요.

지금 처해있는 어려움이란, 나를 어렵게 만들고 절망에 빠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를 더욱 큰 사람으로 만들고 나에게 더욱 좋은
삶을 주기위한 언덕일뿐인 것임을 이름조차 잊어버린 작은 꽃줄기가
저에게 말해 줍니다.
  • Dreamy 2004.06.11 17:36
    이녀석.. 죽어버렸다.

2004.09.17 03:28

[COLOR] 유쾌한 시간

조회 수 24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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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만나도 기분좋은 사람들. 소중한 사람의 환송회에 모두들 모였다.
환송. 떠나는 것을 섭섭해 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앞길을 축복하고 밝은 내일을 함께 기원하며 기꺼이 즐겁게 보내주는 것.
최근에 결혼해 아기까지 가진 J 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이어지는 유쾌한 말들과 즐거운 시간. J의 아기 이름 이야기도 나왔다.


J : 성이 '정'이야. 이름을 뭘로 지을까 생각중인데 어때?

Violet : 정직한 어때요?

J : 괜찮다... 내가 아는 사람은 정박아라고 하던데~

All : 하하하

Red : 정치인! ^^/

Brown : 진짜 오래살겠다.

J : 돌림자가 '연'자야. 가운데 들어가구.

Pink : 연두. 정연두 괜찮치 않나요?

Green : 오~ 나랑 이름이 똑같네.

Blue : 웃기지마, 넌 썩은 이끼색이야.

Green : 뭐? -.-" 이 푸른곰팡이 녀석~

Brown : 어이.. 이름 가지고 유치하게 싸우지들 말라구.

Blue&Green : 조용히 해, 똥!

Brown : ㅡ_ㅡ+ 해보자는 거냐?

J : 하하하. 싸우지들 마.. 여기 물 좀 주세요~

Black : 아, 연탄! 헤헤 요즘 에너지가 점점 중요해지니까...

J : 모냐, 평생 놀림 당할 거 아냐. 탄아~ 탄!

Pink : 아들일지 모르니까 뭔가 강한 이미지여야 해. 필, 어때, 연필!

Darkblue : 흐흐흐 연체가 좋지 않아?

Yellow : 그래그래.. ^^ 동생이름은 미납. 연체와 미납~ 미납하셨습니다. 연체되셨습니다..

Darkblue : 연상이도 있어. 연상과 연하. 형 동생이 바로 구분되잖아?

Green : 연구도 있어.

Pink : (J의 배를 만지며) 이모가 미안하다. -ㅁ-


그들의 대화는 밤늦도록 계속되었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대를 잇는다는 것 뿐 아니라, 희망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태어날 '정연X'에게 미리 인사를 건네 본다. '삼촌이 미안하다..'

2004.04.24 09:19

[COLOR] 절대음감 (Pink)

조회 수 21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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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적부터 부러웠었던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절대음감이야.
절대음감 알지? 옛날부터 그게 어찌나 부러웠던지. 난 왜 어렸을때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지. 그 절대음감이 생기는 건 6살 이전의 음악적 환경이 결정적이라고 하던데. 내가 부모님이 된다면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어쩌면 큰) 선물로 절대음감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

난 음의 높낮이에 대한 귀너머 약간의 감만 익혔을뿐, 너무 한심한 수준이다.
절대음감이 있는 사람들은 좋은것도 있지만, 주변의 소리의 음까지 들을 수 있어서
주변의 소음이 불협화음을 이룬다거나 할때 청각적으로 매우 불편해 한다그러더라구. 참 부러운 능력이다. 절대음감.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 자동차 경적소리까지 음으로 짚어낼 수 있다니 말야.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솔', 배의 고동소리 '시', 이야기하는 친구의 목소리 '레'

그 화음에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편안해 질 수 있다면,
한적한 길거리의 비내리는 소리, 작은 새의 지저귐, 잔잔하게 흘러가는 개울물과
팔딱이는 개구리의 박자맞춤.

나는 그런것을 들어본적도, 느낄 수도 없다는 것이 참 아쉽기만 하다.

조회 수 304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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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종교이든 배타성과 세속적 권위를 가지게 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또한 종교는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자신의 잘못을 쉽사리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교회는 그런 것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

당시의 유럽세계는 그리스도교 일색이었다.
땅은 평평하며 이 땅의 주위를 해와 달, 별들이 돌고 있다고 믿었으며, 그것은 교회가 선포한 진리로서 거부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갈릴레오는
"성서는 어떻게 하늘 나라로 가는지에 대해 알려주지만, 하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라고 말하며 성서는 과학적 내용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성서 내용중 상식과 어긋나는 내용은 비유로 받아들여져야 온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지구가 태양주위를 돌고 있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그는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자신의 이론이 거짓임을 선서해야 했지만
거짓이었던 것은 갈릴레오가 아니라 교회였다.
교회는 갈릴레오가 옳았다는 것을 1992년에서야 인정한다.

그런데 지구는 갈릴레오가 이론을 펼친 후 1992년까지 계속 태양주위를 돌고 있었을뿐 아니라, 사실 우주가 '어떤 것'에 의해서 생겨났을때 부터 한시도 쉬지않고 태양주위를 돌고 있었다.
교회의 가르침이란 그런 것이다.
지금 우리가 교회에서 배우고 있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해, 지구가 중심이라는 당시의 교회와 무엇이 다를 수 있을까.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 잘못된 것이 있다하면
그것은 교회의 가르침이 바뀌는 순간 바뀌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주가 생겨나면서 부터, 신이 세상을 만들면서부터,
한순간도 변함없이 그래왔었던 것이다.

어느 종교이든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오류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다면,
그 종교는 반드시 잘못을 범하게 되고, 그 종교가 세속적 권위를 가지게 된다면
잘못은 도덕적으로 또는 이성적이지 않은 사건들을 만들게 된다.
교회는 그런 것이다.

종교는 명심해야한다. 자신이 늘 참이라고 믿는 것 자체가 거짓이다.

2004.09.17 03:14

[COLOR]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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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았다. 머리위에서 내리쬐는 태양에도 불구하고 귓가에 닿는 바람은 이제 더위는 물러갔다고 속삭였다. 한가한 우후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색깔들은 시원한 주스를 마시러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자리를 잡았다.

Darkblue : 있잖아, 어제 여자친구를 만나고 왔는데 옛 남자한테서 전화가 왔대

모두들 주목.

Darkblue : 벌써 5년전에 헤어진 사람인데 뒤늦게 연락이 왔대나 봐.

All : 그래서?

Darkblue : 전에도 연락이 왓었어. 문자도 자주 보내나 봐. 웃기지 않냐? 먼저 헤어져놓고 그것도 4년만에 불쑥 나타나서, 좋아한다, 아직 생각한다 그런말 한다는게. 게다가 그 동안 교제해 온 사람이 옆에 있는데도 말야.

Pink : 그렇기는 한데. 괜찮은거야, 너?

Darkblue : 일단은 그 녀석 말을 믿지 못하겠어. 지난 겨울에도 그 사람을 만났었거든... 난 4년만에 나타나서 도저히 옛 여자친구를 다시 좋아할 수 없을 것 같거든? 너무 웃기잖아...

Red : 속은 좀 쓰릴 것 같은데?

Darkblue : 비올 때마다 문자오고 그러나 봐. 간지러운 내용으로. 그래서 전화하지 말자 그러니까 그 녀석이 전화번호도 바꿨대. 그리고 다른 번호로 문자를 계속 보내나 봐.

Brown : 그래서. 가만히 있었어? 화라도 내야지. 안되는 거잖아~

Darkblue : 뭐 어때. 그냥 '좋겠다~ 나두~ =ㅂ=' 그랬어. 좋잖아. 그런연락 받을 사람도 있고... 그리고 걔가 그런 것에는 잘 하고 난 믿고 있거든. 헤헤... 나도 어디 없나?

All : 으이그...

그들의 대화 뒤로 음악 선율이 흘러가고 그 끝에 놓인 하늘에는 먹구름 한조각이 걸려 있었다. 길가에 유난히 일찍 깨어난 코스모스가 그 여름의 끝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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