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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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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2012.10.24 11:21

봄 길, 정호승

조회 수 429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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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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