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 파스칼

조회 수 373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모 가수가 2년의 공백을 깨고 8집을 내면서 토크쇼에 나왔었다. 나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꺼낸다.


‘이순신 장군님께서는 우리나라를 지키셨지 않습니까?’

‘네’

‘저는 우리나라의 발라드를 지켰습니다.’


티비를 꺼버렸다. 당황스러워 하는 진행자와 카메라를 보며 낄낄거리는 그 가수를 보자니 구역질이 나려고 했기 때문이다. 노래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음악성도, 가창력도 있고 국내 가수로는 보기 드문 싱어송 라이터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의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껄끄러워진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노래를 잘 하지만 너무 잘 한다. 너무 잘 한다는 그걸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그러다 보니 자기가 하면 잘 하는 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거드름 같은 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노래는 훌륭하다.


내가 아는 부자 한명은 술자리에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자신은 지능과 언변이 뛰어나며, 돈의 흐름을 볼줄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누구보다 더 (정확히는 성철스님이라고 말했다) 인생에 대해서 통달했다고 말을 했다. 돈환의 눈에는 금밖에 보이지 않는 것일테지만, 그의 말에 기가막혔다. 그의 경제적 안목은 인정하지만, 돈만을 기준으로 자신의 삶이 어떤 누구보다 통달한 삶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에게는 착각이요, 성철스님께는 억지요, 보는 사람에겐 냄새나는 꼴불견이다.


무엇인가에 통달한 사람들에게 말한다. 주의하고 주의해서 자신의 자존심이 다른사람에게 냄새나게 비치지 않도록 하라고. 일단 그것이 나타나면 좋은 공연, 좋은 연극, 좋은 인생은 끝이다.


TAG •
  • satski 2007.12.28 12:26
    글을 쓰는 당신이 왠지모르게 훌륭하게 느껴집니다.
?

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1. 내 그리움을

    싹둑 잘라버리고 싶습니다...
    Date2003.12.08 ByDreamy Views4150
    Read More
  2. [COLOR] 푸딩 - brown

    사람의 생각은 푸딩과 같다. 처음에는 전혀 아니었던 것들도 계속해서 입에 담거나 생각하게 되면, 젓다보면 점점 굳어가는 푸딩처럼 굳어버리게 마련이다. 무엇인가를 자꾸 이야기하다 보면 그것이 몸에 배어버려 자기도 모르게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
    Date2004.04.12 ByDreamy Views4283
    Read More
  3. [COLOR] 무엇인가를 잘하게 된다면 (black)

    모 가수가 2년의 공백을 깨고 8집을 내면서 토크쇼에 나왔었다. 나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꺼낸다. ‘이순신 장군님께서는 우리나라를 지키셨지 않습니까?’ ‘네’ ‘저는 우리나라의 발라드를 지켰습니다.’ 티비를 꺼버렸다. 당황스러...
    Date2004.04.12 ByDreamy Views3731
    Read More
  4. [COLOR] 어느 밤늦은 거리에서 나는 (pink)

    어느 날 밤 늦은 거리에서 나는 헐떡거리며 따라오는 초라한 내 삶의 그림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고 미소까지 머금었지만 어찌된 까닭인지 저 녀석은 그 모양 그 꼴로 늘어져 있는 것인지. 저건 내 삶의 그림자가 아니라고 모른 채 털...
    Date2004.04.12 ByDreamy Views3270
    Read More
  5. [COLOR] 봄 꽃 - Yellow,Violet,Black

    Yellow : 벚꽃이 너무 예쁘게 피었네. 잠깐 앉았다 가자구. 날도 참 밝고, 꽃이 떨어지는 것도 좋잖아. Violet : 그러세. 다시 계절은 돌아왔네. 달라지는 건 없지만 봄이 되면 모든것이 살아나는 것 같단 말야. Yellow : 뭐가. 난 이 꽃을 보고 있으면, 걱정...
    Date2004.04.13 ByDreamy Views3550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31 Next ›
/ 3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