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송굿
- 조웅제 -
그리움이 커져
꽃비 터지듯 화를 내었다
많이 보고싶었었노라고
가시돋힌 말을 쏘아붙였다
씽긋 웃는 반가운 인사에
슬픈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네가 소중하다는 말이
화를 내며 나를 할퀸다.
송곳처럼 애타는 마음,
때론 이별의 말보다
상냥한 인사가 더 잔인하다.
사랑이 가장 끔찍할 때는
내가 너를 사랑하며
내가 나를 사랑했을 때였다.
사랑이 끝난 게 아니라
이미 사라져 있음을 알게된 것.
혼자 몰랐던 늦깎이 고독.
햇빛 강렬한 연애 속
우거진 그리움의 끝은
갈라진 목마름이거나
짙은 폭우 뒤의 침수이거나.
마음 말라붙어 사랑 없어지거나
너무 많은 슬픔에 사랑 숨이 막히거나.
노을진 여정의 끝에서
사랑 돌아보니
그렇게 우리는 서운한 마음까지 아름다웠구나.
삶을 삼킬듯 내리쬐던 태양조차
기울어 빛바랠 즈음엔 포근히 아름답구나.
솜사탕 같이 우릴 둘러싼 말들 속에서
그렇게 내가 너를 가장 사랑한다는 말은
마지막 이별의 인사가 되어
웃으며 나를 떠났다.
201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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