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가장 좋은 것은 조금씩 찾아온다. 작은 구멍으로도 햇빛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커다란 바위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을 넘어뜨리는 건 오히려 작은 조약돌 같은 것이다.
    - 코난 도일

조회 수 8627 댓글 0
  할매의 나이테

우리집 할매는 죽기 전
꼭 한 번 북쪽 하늘이 보고 싶댔다.
등궐같은 손바닥으로 내 손 잡으며
제 살던 데는 북쪽 우물가 어데이라 했다.
눈물 누런 퀭한 눈을 들곤
제 죽으면 꼬옥 흰 새가 될 게랬다.

산삼따로 산에로 가
돌아올 줄 모르는 신티 할배와
같이 산다카는 우리집 할매

우리집 할매의 나이테에는
한숨에 쫓겨 늙어버린 할매의 추한 바다와
시퍼런 총성과 몇 번의 난리가
새끼줄 꼬듯 줄줄이 얽혀 있다.

할매요, 해어화(解語花) 할매
피똥 흘리던 밤들이 섧고 서러
개지만한 새끼 꽃도 틔우지 않았댄가.
한 몸 안의 혈온이 나뉘어 흘러
바람쳐도 흔들리지 않았댄가.

하늘에는 할매새 날긴데
기울어져 붉어진 북쪽하늘에
할매의 나이테는 지금
어데 우물가에 묻혀있을꼬.

[ 관련 글 ]
TAG •
?

  1. 성당 성모의 밤 행사에 썼던 거

    Date2003.01.03 Views12298
    Read More
  2.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를 보고

    Date2003.01.03 Views10165
    Read More
  3. [自] 눈먼사랑

    Date2003.01.03 Views9587
    Read More
  4.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사랑하기.

    Date2004.06.16 Views9583
    Read More
  5. [自作] 아귀

    Date2003.01.03 Views9551
    Read More
  6. [시] 건들장마

    Date2003.01.03 Views9535
    Read More
  7. [시] 해낭(奚囊)

    Date2010.12.10 Views9452
    Read More
  8. 내가 고등학교때 쓴 '10년후의 나는'.. 꼭 9년전이군.

    Date2003.01.03 Views9414
    Read More
  9. [自] 할매의 나이테(97)

    Date2003.01.03 Views8627
    Read More
  10. [自] 합창(97. 3)

    Date2003.01.03 Views8564
    Read More
  11. 언젠가 썼던 글을 뒤적이다가.

    Date2011.09.29 Views67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Next ›
/ 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