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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스승에 날에 쓴, 10년후의 나는.. 이라는 글이 PC에서 발견되었다....
그때는 신부님이 될려고 했었는데 말야.
그게 꼭 9년전이다. 지금 나는 여기에 써놓은 모습과 얼마나 다른가.
일부러 한글자도 한고친다.... 고1은 고1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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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의 나는
10141 조웅제
빛. 아무리 쐬어도 좋은 빛이다. 5월의 푸르름이 더욱 좋은 빛이다. 뭐처럼 아무 일도 없는 오후, 산이 화안히 보이는 베란다에 나와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끄덕끄덕 거리고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따사로이 불어오는 5월을 다시 한번 마셔본다. 2년 정도의 보좌신부 생활도 끝나고 이렇게 작은 시골 본당의 주임신부로 와 있는 나. 언제였지? 한 10년쯤 저에도 이런 생활을 할 거라고 썼었던 것 같은데. 고 1때였지? 스승의 날이었어. 친구들도 선생님도 학교도 모두모두 좋았었지. 5월 말에 갔던 수학여행도 멋있었구. 비록 차를 놓쳐서 고생은 좀 했지만. 모두가 좋은 추억들이다. 잠시 일어선다. 저기 놓여있는 파이프 담배를 물고 ‘TV 좀 켜봐’ 라고 말한다. 좋은 세상이야. 말만하면 House Computer가 다 알아서 해주니 말야. 나는 쇼파에 앉아 사회․문화 채널을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00여개의 채널이 있다.) 뉴스가 한창이군. 어라? 저 앵커 많이 본 사람인데? 저 사람 명민수 아냐? 방송과에 들어갔다는 소리만 들었지 앵커가 될 줄이야. 가만히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어? 올해의 노벨 생물학상 수상자 김문길? 김문길이면 고 1때 담인 선생님인것 같은데. 드디어 뜨셨군요. 김 선생님께서 타셨다니 나까지 기뻐진다. 얼마 전 김종빈 선생님의 작고 소식을 들은 나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OFF!' 갑자기 옛 생각이 난 나는 TV를 끄고 조용히 사진첩을 꺼내든다. 안에는 한 핵생과 아주머니가 웃으며 서 있다. 그래 이게 고교 졸업식 때지. 내가 신학교에 들어간다니까 펄쩍 뛰며 넌 서울대 가야한다고 노발대발 하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생각난다. 결국 신부가 되면 자기도 꼭 찾아와 달라며 원서를 써 주셨지만.
‘따르릉’ 내가 국민학교 때 부터 함께 해 오던 90년형 삼성 유선전화기. 지금은 이상한게 많이 나왔지만 난 이게 좋다. ‘여보세요. 웅. 그래. 알았다.’ 옛날 같은 성당을 다니던 동료신부 안XX. 좀 있다 만나자는 군. 그래. 사진첩을 서랍에 넣는다.
조용히 사제관을 나와 커다랗게 솟아있는 건물(성당)에 들어간다. 고통스러우신 표정으로 달려계신 예수님, 인자한 미소의 성모님 앞에 앉아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앞으로를 설계해 본다. 우선 난 다 짓지 못한 이 성당을 마저 지어야 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예수님처럼 예수님과 함께 해야겠다. -좀 종교적이지만, 저는 신부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다하고 물론 남는 시간은 휴식도 즐기면서 열심히 살아야 겠다. 주교가 될려면 바티칸, 독일 유학 준비도 차근차근 해 나가야지. 이제 안신부에게 가 봐야겠다.
가만히 일어나서 크게 성호를 그은 뒤 예수님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엇이든 내 힘으로 되는 일은 없기에.....
그때는 신부님이 될려고 했었는데 말야.
그게 꼭 9년전이다. 지금 나는 여기에 써놓은 모습과 얼마나 다른가.
일부러 한글자도 한고친다.... 고1은 고1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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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의 나는
10141 조웅제
빛. 아무리 쐬어도 좋은 빛이다. 5월의 푸르름이 더욱 좋은 빛이다. 뭐처럼 아무 일도 없는 오후, 산이 화안히 보이는 베란다에 나와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끄덕끄덕 거리고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따사로이 불어오는 5월을 다시 한번 마셔본다. 2년 정도의 보좌신부 생활도 끝나고 이렇게 작은 시골 본당의 주임신부로 와 있는 나. 언제였지? 한 10년쯤 저에도 이런 생활을 할 거라고 썼었던 것 같은데. 고 1때였지? 스승의 날이었어. 친구들도 선생님도 학교도 모두모두 좋았었지. 5월 말에 갔던 수학여행도 멋있었구. 비록 차를 놓쳐서 고생은 좀 했지만. 모두가 좋은 추억들이다. 잠시 일어선다. 저기 놓여있는 파이프 담배를 물고 ‘TV 좀 켜봐’ 라고 말한다. 좋은 세상이야. 말만하면 House Computer가 다 알아서 해주니 말야. 나는 쇼파에 앉아 사회․문화 채널을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00여개의 채널이 있다.) 뉴스가 한창이군. 어라? 저 앵커 많이 본 사람인데? 저 사람 명민수 아냐? 방송과에 들어갔다는 소리만 들었지 앵커가 될 줄이야. 가만히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어? 올해의 노벨 생물학상 수상자 김문길? 김문길이면 고 1때 담인 선생님인것 같은데. 드디어 뜨셨군요. 김 선생님께서 타셨다니 나까지 기뻐진다. 얼마 전 김종빈 선생님의 작고 소식을 들은 나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OFF!' 갑자기 옛 생각이 난 나는 TV를 끄고 조용히 사진첩을 꺼내든다. 안에는 한 핵생과 아주머니가 웃으며 서 있다. 그래 이게 고교 졸업식 때지. 내가 신학교에 들어간다니까 펄쩍 뛰며 넌 서울대 가야한다고 노발대발 하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생각난다. 결국 신부가 되면 자기도 꼭 찾아와 달라며 원서를 써 주셨지만.
‘따르릉’ 내가 국민학교 때 부터 함께 해 오던 90년형 삼성 유선전화기. 지금은 이상한게 많이 나왔지만 난 이게 좋다. ‘여보세요. 웅. 그래. 알았다.’ 옛날 같은 성당을 다니던 동료신부 안XX. 좀 있다 만나자는 군. 그래. 사진첩을 서랍에 넣는다.
조용히 사제관을 나와 커다랗게 솟아있는 건물(성당)에 들어간다. 고통스러우신 표정으로 달려계신 예수님, 인자한 미소의 성모님 앞에 앉아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앞으로를 설계해 본다. 우선 난 다 짓지 못한 이 성당을 마저 지어야 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예수님처럼 예수님과 함께 해야겠다. -좀 종교적이지만, 저는 신부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다하고 물론 남는 시간은 휴식도 즐기면서 열심히 살아야 겠다. 주교가 될려면 바티칸, 독일 유학 준비도 차근차근 해 나가야지. 이제 안신부에게 가 봐야겠다.
가만히 일어나서 크게 성호를 그은 뒤 예수님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엇이든 내 힘으로 되는 일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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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제?.. ^^ 나도 이거 읽고 새로웠다.
그때는 장난기가 들어서 썼는데, 다시 읽어보니 옛날생각도 많이 나고 그렇네.
그렇게 보면 10년이 그렇게 긴세월은 아닌가 부다..
하지만, 무언가가 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인것 같다...
서울에서 잘 놀다와라. 와서 한잔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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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웃긴다..ㅋㅋㅋㅋ...
정말 내 얘기도 나오는군...ㅋㅋㅋ
하우스컴퓨터가 다 알아서 해주고 서울대를 포기하고 신학교가고 주교될라고 바티칸이랑 유학가는거랑...넘 재밌다..
우리도 한 떄 그런 꿈을 가진 적이 있었지.
지금 내는 뭐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