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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물 안 개구길가 싫어 벌판으로 나갔지만 하늘은 넓은 벌판에 떠밀려 이내 내 가슴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 박종화 시인

조회 수 516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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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5권짜리 SF 소설인데, 현실을 유쾌하게 뒤틀어놓은 꽤 인기있었던 책입니다.
원래는 영국에서 방영된 라디오 드라마라고 하더군요.
소설도 있고, 각본도 출판되고, 얼마전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그 중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어 발췌합니다.

-------------------------------------

"저 우주선은 까마득한 고대의 민주주의 세계에서 온 거야, 있잖아..."
"그럼, 저 우주선이 도마뱀들의 세계에서 왔다는 말이야?"
"아니."
포드는 아까보다는 약간 합리적이 되었으며 일관성을 찾은 상태였다. 결국
억지로 커피를 삼켰기 때문이다.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지. 전혀 그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지. 저 세계에서, 사람들은 사람들이야. 지도자는 도마뱀들이고.
사람들은 도마뱀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도마뱀은 사람을 지배해."
"이상하네" 아서가 말했다. "네가 민주주의라고 한 거 같은데."
"그랬어." 포드가 말했다. "민주주의야."
"그런데." 아서는, 자신이 말도 못하게 멍청한 인간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물었다.
"왜 사람들은 도매뱀을 쫓아내버리지 않아?"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거야." 포드가 말했다.
"전부 투표권을 갖고 있거든. 그래서 말하자면 자기네들이 투표해서 뽑은
정부니까 자기네들이 원하는 정부에 가까울 거라고 대충 생각하고 사는
거지."
"그러니까 투표를 해서 도마뱀을 뽑았단 말이야?"
"오, 그럼" 포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연하지."
"하지만." 아서는, 다시 큰 걸 하나 터뜨리기로 작성했다. "왜?"
"왜냐하면 도마뱀들한테 표를 던지지 않으면, 잘못된 도마뱀이 정권을
잡을까 봐 그렇지." 포드가 말했다. "진(진 토닉의 재료가 되는 술) 있어?"
"뭐라고?"
"뭐라고 했냐하면..." 포드는 마루에서 갈수록 급박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했다. "진 있냐고?"
"찾아볼게. 도마뱀 얘기 해줘."
포드는 어깨를 다시 으쓱했다.
"어떤 사람들은 도마뱀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 그가 말했다. "물론 다
틀렸지. 완전히 철저하게 틀려먹은 얘기지.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 아서가 말했다.
"이 친구야, 내 말 좀 들어봐." 포드가 말했다. "우주 한쪽에서 다른 우주
한쪽을 보고 '하지만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라는 소리를 할 때마다 견우성
발행 달러를 하나씩 벌었으면, 내가 여기서 레몬 같은 몰골을 하고 앉아서
진이나 찾고 있겠냐? 못 벌었으니까 이러고 있지. 아무튼, 너 대체 왜 이렇게
평온한 얼굴에 몽롱한 눈을 하고 있냐? 사랑에 빠진 거야?"
아서는 그렇다고 말했고, 그 말을 아주 평온하게 했다.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에서 발췌.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아래는, 영화중에 '안녕,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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