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받아도 되고 받지않아도 될때 받는 것은 청렴을 손상시키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시키며, 죽어도 되고 죽지않아도 될때 죽는 것은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 맹자

2018.10.02 15:06

허공 虛空

조회 수 49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허공 虛空

털썩.
그의 엉덩이는 버스 출발에 밀려
반쯤 빈 쌀자루 마냥 힘없이 의자에 꽂혔다.
나무 젓가락 같던 의지도 더 견디지 못하고 툭 부러졌다.
지친 버스가 저녁어둠 과거를 밀어내며 비틀비틀 달려갔다.
씨끄러운 침묵...
그는 그대로 지난 하루를 보내준다.
악착같이 버텨왔던 도시생활이 배기가스처럼 매케하게 뿜어진다.

처음 도시는 색채 없이 그를 반겼었다.
거울 속엔 그가 흐린 데생으로 눈을 맞춘다.
언젠가부터 거울을 볼때 자신을 정확히 분별해 내기가 어려웠다.
지우개질 한듯 몸 주변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이 곳이
거울 속인지 현실인지 희미하다.
괜찮아 지겠지. 별일 아냐.
그는 무심히 허공에 혼잣말을 던졌다.

속쓰림은 유일한 친구처럼 그를 찾아온다.
허기일까 속쓰림일까
위장약 같이 진득한 망각을 습관처럼 털어넣고
후욱-
회색 숨을 내쉰다.
내쉰 숨에 또 다른 하루가 섞여 나온다.
새 하루는 오늘과 똑같은 모양으로 12시 시계바늘 끝에 날아가 걸렸다.
그는 저 하루가 어제인지 오늘인지도 희미하다.

꿈을 꾼다.
그의 꿈인데 그는 없다.
배경만으로 가득찬 세상
모두가 배경이 되는 정체성의 지우개질.

분명 그는 거기 있었다.
그가
그였는지 배경이었는지, 꽃인지 바람인지, 삶인지 외로움인지
희미하게 확실하지 않다.

2012. 4. 19
2016. 1. 5 수정




[ 관련 글 ]
TAG •
?

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6 꼰대 방지 5계명 Dreamy 2019.03.20 3
» 허공 虛空 Dreamy 2018.10.02 496
164 (윤보영) 내 안의 그대가 그리운 날 Dreamy 2016.10.10 1287
163 평온을 비는 기도 Dreamy 2016.05.30 1406
162 두 늑대 이야기 Dreamy 2016.03.14 145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34 Next ›
/ 3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