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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사람들은 경솔하게 말하지 않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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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똥 싸는 강아지
이향숙

  옛날에 어떤 사람이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웠거든. 그 강아지는 먹은 대로 똥을 싸는 신기한 강아지야. 그게 당연한 거지 뭐가 신기하냐구? 글쎄 끝까지 들어봐.

  강아지 주인은 언제부터인가 그 강아지한테 아무것도 주지 않고 굶긴 거야. 며칠 굶겼더니 똥을 안 싸더라구. 드디어 속이 빈 거지. 옳다 됐다. 이제 물을 먹이는 거야. 그러면 똥이 깨끗이 씻겨 내려 가겠지? 강아지는 몇날 며칠을 쫄쫄 굶고는 몇 날 며칠을 물만 먹더니 이제 속이 아주 깨끗해졌어.
  
  강아지 주인은 그때부터 강아지한테 꿀만 먹였대. 무엇이든 먹은 대로 싸는 강아니지까 이제 무엇을 싸겠어? 당연히 꿀을 싸겠지. 그래, 잘 됐다 싶어 강아지를 안고 나갔지.
  
  "강아지가 싼 꿀똥 사려!"
  "강아지가 싼 꿀똥 사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들기 시작했어.
  
  "뭐? 강아지가 꿀을 싼다구? 그럴 리가 있나?"
  "어디 나도 한번 봅시다. 어디, 어디?"
  장터는 갑자기 꿀똥을 싸는 강아지를 보려고 북새통을 이뤘지. 너도 나도 한 번씩 꿀똥을 찍어 먹어 보았는데 햐, 그 맛이 기가 막힌 거야.
  "아니, 이렇게 향기로운 꿀이 있어?"
  "달기는 어떻고?"
  "나 한 공기만 주시오."
  "난 세 공기만 주시오."
  
  강아지가 싼 꿀똥은 금방 동이 났지. 이렇게 해서 며칠만에 강아지 주인은 큰부자가 되었대.
  바로 그 때, 옆동네 욕심 많은 부자가 지나가다가 이 모습을 보았거든.
  
  "뭐? 강아지가 꿀똥을 싸? 그것 참 신기한데... 어디 좀 보자."
  욕심쟁이는 사람을 밀치고는 앞으로 가 꿀똥을 먹어 보았지. 이건 영락없는 꿀이었어.
  "이 강아지 얼마요?"
  "강아지는 안 팔아요. 꿀똥만 사가시오."
  부자는 몸이 달아서 애걸애걸하는 거야.
  "거 한번 잘 생각해 보시오. 값은 달라는 대로 드리리다."
  "아 글쎄, 안 판대두. 이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 집안 가보거든."
  
  욕심쟁이는 결국 삼천 냥에 강아지를 사들고 우쭐우쭐 집으로 돌아갔지.
  먹은 것도 부실할 텐데 그만한 꿀똥을 쌌으니 우리 집에선 얼마나 많이 싸겠어? 으히히, 신난다, 신나. 아암, 삼천 냥 그까짓 것 암 것도 아니지, 아암.'
  그 동안 꿀만 먹어 속이 대린 강아지는 허겁지겁 욕심쟁이가 주는 맛있는 것을 잔뜩 먹었대.
  다음 날 목에 잔뜩 힘을 주고 장에 나간 욕심쟁이는
  
  "강아지가 싼 꿀 사시오, 강아지가 싼 꿀 사시오."
외쳤지. 사람들은 어제 그 강아지를 또 보려고 북새통을 이뤘어. 때마침, 강아지가 '끙'하고 힘을 주더니 똥을 한 자박지 싸 놓는 거야. 사람들은
"크! 그 냄새 한번 고약하다."
면서 코를 싸 쥐었어.
  "아니, 왜들 이래? 이 강아지는 꿀똥을 싸는 강아지라구. 냄새와 맛은 달라. 자자, 일단 한번 먹어 보시게."
  욕심쟁이는 얼른 손가락에 똥을 찍어서 몇 사람 입에 넣어 주었거든.
  "우에엑, 퉤퉤퉤! 이 사기꾼아. 이게 꿀이라구? 꿀 한번 먹어 봐라, 먹어봐."
  사람들은 욕심쟁이 입에 똥을 듬뿍 찍어 넣었어.
  "아이구, 퉤퉤. 이거 정말 똥이잖아?"  둘러섰던 구경꾼들은 모두 달려들어 욕심쟁이를 넙치가 되도록 두들겨 팼대.
  "고얀 사람 같으니라구. 욕심이 많다 많다 해도 그렇지. 나중에는 강아지 똥도 돈을 받고 팔려그래? 에이, 나쁜 놈!"▣

(* 이 글은 월요모임이 전래동화를 공부하면서 회원들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찾아내 글로 쓴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한국 전래동화집6>(창작과 비평사/이원수*손동인 엮음)에 실린 '단방귀 장수'가 있습니다. 이향숙회원은 우리회 이사이며 동화창작분과에서 활동합니다.《동화읽는어른》1994년 10월)

Sunny Funny

Dreamy의 선별된 재밌는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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