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건들장마

by Dreamy posted Jan 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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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장마
;그리고 비가 오기 시작한 것은
내 사랑도 거의 지나가고 난 후였습니다.


너무 가까이 있었기에 느끼지 못했던 사랑.
떠나가고 난 후에야 마음 한쪽이 허물어진 걸 알았습니다.

한 여인이 돌이 되어 가슴에 박혀서
어느 앓아누운 땅에 쓰러지면
나침반을 잃은 계절은
마른 가슴사이로 눈물을 퍼붓다.

쏴아
심장 도려내는 소리.

다시는 만날 수 없기에,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이 원망되어
내 무릎을 십자가 앞에 꿇리고.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립니다.
이 세상에 있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

비를 가슴에 묻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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