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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그 하나마저 잃게 됩니다.
    - 법정스님



어린시절의 정서를 형성하고, 흥미를 찾아 나간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가끔 부족하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것은 내가 아직까지도 너무나 명쾌하게 기억하고 있는 몇가지 경험들에 근거하고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 조금더 잘 대답해 주셨다면, 그때 선생님께서 내 적성과 흥미에 관해 칭찬이나,
관심 한마디 정도만(선물이나 바라지 말고) 보여 주셨다면 어쩌면 나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곤한다.

I.
초등학교 4학년때의 일이다.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그날 자연시간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해야한다고 잔소리(정확한 표현이다.)를 하셨다. 수업시간 내내 하셨으니까 이삼십분은 족히 하셨던것 같다.
그 말에 나는 '아, 그래야겠다.' 생각하고 평소부터 궁금하던 질문을 했다.(바로 했다.)
'산에 올라가면 태양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 지는데 왜 온도는 내려가느냐'는 질문이었고,
선생님은 어, 왜그렇지, 왜그럴까라며 5분을 고민하시다가 다음에 가르쳐주겠다며 넘어가셨다.
(물론 안가르쳐 주셨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고등학교 1학년때 알 수 있었다. 기압 때문이다. 너무도 간단하고 당연한 과학상식이다.

II.
6학년때다. 역시 여자 선생님이셨다. 어느날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남쪽의 김치가 더 짜니, 북쪽의 김치가 더 짜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남쪽이 기온이 더 높기 때문에 김치는 남부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일반적으로 더 짜게 담근다.
우리는 선생님께 어쭈어보기로 하고 쉬는시간에 선생님께 다가가 물어보았다.
선생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내일까지 알아오라."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건 선생님도 모르겠다는 뜻이었다.
그 뒤로 선생님은 일언반구 없으셨고, 우리도 그냥 넘어갔다.

III.
역시 6학년때 그 선생님이다. 자연시간을 마치고 (액체, 고체, 기체의 물질의 상태에 대해 배웠다.)
전기는 액체 고체 기체 중에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역시 선생님께 물어봤다.
전기는 세가지 상태중 어떤것도 아니며 단지 전자가 흘러가는 전류의 흐름이다.
선생님께서는 역시 예의 그 미소를 지으시며 "내일까지 알아오라."시는 거였다.
그때는 사실 답을 알고 있었다.(책에서 읽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말씀하시자, 어렸지만 나는 선생님은 모른다는 것을 눈치챘고,
앞으로도 가르쳐 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물론 가르쳐 주시지 않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 말한다. 공부 좀 하시라.
초등학생이 알아야 하는 것만 알아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수 있을까.
끊임없이 책도 읽고 잊어버리는 만큼 새로 알아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
많은 좋으신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어린시절의 작은 기억 때문에 일부 선생님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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