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등불은 바람 앞에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과 같다.
    - 팔만대장경

조회 수 7020 댓글 0


휴대전화를 대단히 편리한 도구다.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길을 걸어 다니면서 전화를 한다는 것은 만화 속에서나 보던 일이었다. 그때는 집집마다 전화가 있어서 집으로 전화를 하고, 집에 없으면 연락이 안되는 것이었던걸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혹여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전화를 한다고 치면, 망설이고 망설이다 손가락 끝끝마다 깨물고 겨우 전화를 들었다가, 다른 사람이 받으면 황급히 끊어버리곤 했던 것이다.

약속을 정한다면, 서로 연락할 길이 마땅치 않았으므로 전날이나 그 전의 통화에서 약속을 서로 정하고 그 시간에 맞추어 그 장소에 나가곤 했었다. 불편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싶지만, 그래도 서로 약속만 지키면 되었으므로 크게 불편함이 없었던것 같다. 혹여 약속시간에 늦거나 못나가게 된다면 기다려 줄지 기다려 주지 않을지 모르므로 서둘러 달려가거나 가능한 방법으로 연락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커다란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람사람마다 전화기를 가지고, 언제 어느때고 통화를 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런것들은 사라지게 되지 않았나 싶다. 전화를 걸면 다른 사람이 받을 일이 없으며, 못받을 일도 잘 없다. 혹여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메세징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쉽게 용건을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약속에 대한 사람들의 (특히 젊은사람들의) 개념이 흐릿해 진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약속 취소는 빠르고 부담 없으며, 늦는 것은 당연해져 가는 것 같다. 그것이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되어 감으로써 약속을 너무 쉽게 생각해 가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라'는 선현들의 수많은 말들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약속시간 불과 몇십분 전의 갑작스런 약속취소는 당연히 대단한 실례이다. 약속을 몇번만 지키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포함한 어쩌면 그 사람의 그렇지 않은 다른부분까지도 나쁘게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서로 가깝지 않은 사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잘아는 친구 사이라면 더욱 잘 지켜야 함이 당연하다. 적어도 갑작스레 약속을 깨트려서 (그것도 문자 하나 날리는식의 대단히 일방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의 시간을 완전히 허비하게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도둑질이다.

상대방의 시간을 사기치는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 관련 글 ]
TAG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10 힘이 되는 한 마디 file 2005.09.15 9464
309 히틀러가 그린 그림입니다. file 2004.07.16 9689
308 흔들리며 피는 꽃 file 2005.10.05 10269
» 휴대전화를 얻음으로 잃어버린 것 file 2004.08.10 7020
306 회오리, 안장 사라지다. file 2004.12.05 8363
305 회사에서 CI(Cost Innovation) Idea Festival을 했는데요 file 2013.06.29 4527
304 회사가기 싫어! file 2006.05.09 10220
303 회사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2 2010.10.18 10560
302 회사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갑자기 지루한겁니다 file 2014.06.24 3886
301 화학적 고찰 file 2007.09.30 9436
300 화분을 옮겨 심었답니다. file 2004.05.23 7481
299 홈페이지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2 2008.02.11 7440
298 혼자 떠난 하루. file 2006.01.30 9039
297 혼자 다녀온 길 - 온양온천역 주변 file 2006.12.29 9704
296 헤마리아를 사뒀었습니다. file 2008.05.14 999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 21 Next ›
/ 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