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길
- 조웅제 -
가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언젠가 뜨거웠던
여름이 떠나버린 가을이 오면
송송한 추억들이 갈빛 낙엽으로 떨어져
마음속에서 바스락바스락 노래를 부른다
그 속삭임을 들으면 어떤 이는 고양이가 되고
누구는 회색 재가 되고
또 누구는 커다란 꽃다발이 되어
거리를 걷는다
그들은 거리를 걷지만 사실 그곳을 걷지 않는다.
지나간 자리엔 詩들이 떨어져 있다.
가을은 누구나 시인으로 만든다.
가을이 되고 바람이 불면 누구의 가슴속에나 숨어서 고이 잠자고 있던
작은 추억 한두가지들이 되살아 납니다.
말없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보면 잠시나마 그 순간으로 돌아온 듯 느껴질 때도 있고요.
다시 둘러보면 나뿐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추억과 함께 걷고 있는것을 보게 되지요.
(2011. 11.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