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이도
- 조웅제 -
이젠 바람 불어도 한숨 쉬지 않아요.
새초롬 담담히 살아지겠죠.
맘속 부는 바람에도 나뭇가지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이젠 어둠이 감싸도 눈물 흘리지 않아요.
새초롬 담담히 살아지겠죠.
파란이 나풀거리는 추억들 더 이상 기억나지 않아요.
이젠 당신을 보아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새초롬 담담히 살아지겠죠.
살아지겠죠.
영원히 붉을 제 순정도 조금씩 조금씩 식어갈 거예요.
식어
갈 거예요.
마음을 할퀴고 간 깊은 상처도 언젠가는 무뎌지고
기나긴 삶의 과정에 아련한 흉터만 남을 뿐 더이상 아파하지 않게 될겁니다.
사라지는 감정에 안타까와 하지 말고, 참을 수 없는 아픔에 슬퍼하지도 말고,
시간이 가는대로 감정이 흐르는 대로 상처가 흉터로 바뀌는 대로
담담히 지켜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11. 11.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