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Apr 22, 2004

[COLOR] 십자가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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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봤어. 왜 버스 유리창에 칼라출력 해서 붙여 놓은 거 있잖아.
^^ 그래도 옛날엔 문학소년이었거든.
이쪽 저쪽 시를 보다가. '십자가'라는 시가 있더군.
윤동주가 쓴 '십자가'. 교과서에도 나오잖아.
그리고 읽다 보니, 옛날 학교다닐때 배웠던 게 생각이 나더라.
봐바.

★ 십 자 가 (윤동주) ★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이건데 말야...
그중에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라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고 시험에 많이 나왔던 부분이잖아.
'괴롭다'와 '행복한'이 동시에 나와서 이부분은 역설법이라고.

아, 그래.. 역설법이 이 시에서는 제일 중요했었지....
라고 생각을 하다가, 다시 생각을 해봤지.
과연 진짜 역설인가 하는거.
역설이라는 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붙어야 되는 거잖아.
'나는 죽었지만, 살았다..' 머 이렇게.
그런데 '괴롭다'는 것과 '행복하다'는 것이 반대대는 것일까에
물음표가 찍혔어....
괴로우면 행복할 수 없을까?
예수 그리스도는 괴로울때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괴롭다의 반대말은 편안하다이고,
행복하다의 반대는 불행하다 잖아.
편안하면 행복한가? 괴로우면 불행할까?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한다면 괴롭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괴롭다는 건 몸이나 정신이 고통받는다는 것이잖아.
그리고 그 고통은 사람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볼 수 없는 거야.. 그치?

그러니까, 詩의 그 부분은 역설이 아니야..
예수는 고통 받으면서도 정말로 행복했을거야.

윤동주 선생의 뛰어난 언어적 감수성이지, 역설은 아니야.
만약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고등학생이 있다면,
그 생각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그런 생각들을 잊어버리고, 단지 수능에 낼 문제가 필요해서,
시를, 세상을, 한가지 방식으로만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늙은이들이 되지 않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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