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Apr 19, 2012

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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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썩.
그의 엉덩이는 버스 출발에 밀려
반쯤 빈 쌀자루 마냥 힘없이 의자에 꽂혔다.
나무 젓가락같던 의지도 더 견디지 못하고 툭 부러졌다.
지친버스가 흔들흔들 과거를 어둠으로 밀어내며 달려갔다.
...
그는 그대로 지난 하루를 보내준다.
악착같이 버텨왔던 도시생활이 배기가스 처럼 매케하게 뿜어진다.

도시는 사람을 희미하게 만들어 놓곤 한다.
언젠가부터 거울을 볼때 그는 자신을 정확히 분별해 내기가 어려웠다.
이상하게 몸 주변이 희미하게 번져있다.
괜찮아 지겠지. 별일 아냐.
그는 무심히 허공에 혼잣말을 던졌다.

속쓰림은 오랜 친구처럼 그를 찾아온다.
이것이 허기인지 속쓰림인지도 희미해진 그는
습관처럼 진득한 위장약을 입안에 털어넣고
후욱-
숨을 내쉰다.
내쉰 숨에 또다른 하루가 섞여 나온다.
내뱉은 하루는 오늘과 똑같은 모양이 되어 12시 시계바늘 끝에 날아가 걸렸다.
그는 저 하루가 어제인지 오늘인지도 희미하다.

꿈을 꾼다.
그의 꿈인데 그는 없다.
세상은 온통 배경뿐이다.
아니, 분명 그는 거기 있었다.
그가
그였는지 배경이었는지, 꽃인지 바람인지, 삶인지 외로움인지
희미하게 확실하지 않다.


 

201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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