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Apr 12, 2004

[COLOR] 어느 밤늦은 거리에서 나는 (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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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늦은 거리에서 나는
헐떡거리며 따라오는
초라한 내 삶의 그림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고
미소까지 머금었지만
어찌된 까닭인지 저 녀석은
그 모양 그 꼴로 늘어져 있는 것인지.
저건 내 삶의 그림자가 아니라고
모른 채 털어버린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날 밤은
어디에선가 떨고 있을 그녀석 때문에
마시지도 않은 커피 탓을 하며
하얗게 지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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