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진 해바라기
- 조웅제
불볕 여름 지난 잊혀진 뒷뜰에
누렇게 성긴 머리칼 쪼그라든 갈래잎
고개숙인 해바라기
그 안에 내가 있어
걸음을 멈췄다
한치씩 자라던 높이에
고개 들고 높게 꿈꾸던
네 태양은 무엇이었나
이제야 아래 바라보니
너는 허무에 뿌리박고 실패를 양분 삼아
잠시마저 허공 풀벌레도 될 수 없었던 것
네 큰 꽃에 취해 잊어버린 단 한 계절의 삶
그 여름 소나기 처럼 갑자기 쏟아진 가을
고슬고슬 검버섯 같은 씨앗을 표정하며
고개숙여 무엇을 생각할까
부드러운 바람
새벽 웃던 이슬
부산한 지저귐
고개 돌려 미처 보지 않았던
피곤함 속에 함께 내려 눈감은
네 진짜 의미
네 진짜 허무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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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으로 부터 왔다가 100년도 못머물고 다시 영원으로 돌아가는 삶에서
무엇이 나의 존재를 의미있게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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